11호 차/鞍山백원기
차 없는 집 없다던데
왜 우리만 차가 없냐고
집사람의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툭하면 나온 지 꽤 됐다
차가 다니지 못하는 곳
전국을 누비며 우린 다녔지
산길들길 따라다니면
그 얼마나 행복했던지
두 발로 못 가는데 없는 차
누구나 있는 11호 차
번호판 없는 차지만
추억은 차곡차곡 쌓여갔다
겨울비인 듯 봄비인 듯 맞으며
고요한 산길 울창한 숲길
삼백예순날 걷던 십일호 차
정들어 오늘도 쓰다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