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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548

열대야 달 밝은 밤 열대야 달 밝은 밤/鞍山백원기 주야로 쉼 없이 찌는 날씨 찜통더위에 가마솥더위가 밤이 되어도 식을 줄 모른다 학교마당 낮은 언덕에 자리 펴고 이따금씩 불어오는 손바닥 바람에 땀에 젖은 온 몸을 말려낸다 텅 빈 학교 운동장 위로 둥실 떠오른 팔월의 보름달이 휘황한데 달 사진 한 장 휴대폰으로 찍고 나니 교문 밖 다른 이도 놓칠세라 찍는구나 어릴 적 뒷동산에 알맞게 더웠던 밤 둥근 보름달 아래 뛰놀던 때가 마냥 즐겁기만 했는데 오늘 따라 숨죽인 듯이 흐르는 열대야 달빛이 유난히 밝은 것은 무더위로 소식 끊긴 자식 걱정 때문 이리 2012. 8. 4.
사랑의 균형 사랑의 균형/鞍山백원기 어찌 나만 너를 사랑하랴 너도 나를 사랑해다오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만큼 너도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너를 깊이 사랑하는 만큼 너도 나를 깊게 사랑해주며 내가 너를 무겁게 사랑하는 만큼 너도 나를 무겁게 사랑해다오 나는 너를 뜨겁게 사랑하나니 너도 나를 뜨겁게 사랑하여 정답게 웃던 이파리 낙엽지어 떨어지기 전에 나와 너의 사랑 균형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한 길을 달려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2. 7. 30.
끝나지 않은 여름 끝나지 않은 여름/鞍山백원기 밤새 짓누르던 열대야가 걷히고 태고의 신비가 열리는 아침 한 잔술에 잠자던 취객도 보이지 않고 뜨듯한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에 밤의 주역은 물러가고 낮의 주역이 등장한다 동이 트면 구름 가린 햇살 사이로 날카로운 손톱 길게 무더위는 기승을 부리는데 찾아 먹을 것은 다 찾아 먹겠다는 날씨 조금도 배려와 양보가 없구나 가는 세월 뒤에 오는 세월 예상되는 삼복염천은 시작 되고 말없이 흐르는 뜨거운 공기는 행인의 발자국 소리 잦아들게 하지만 변비가 해결되면 날아갈듯 한 기분 가을바람에 나르는 이파리처럼 날아갈 날 있으리다 2012. 7. 29.
기다려지는 날 기다려지는 날/鞍山백원기 길고도 긴 무더위 새들도 울지 않고 매미 쓰르라미도 울지 않던 여름 목 타게 기다리던 비는 오지 않고 둥실거리는 구름만 무심하던 하늘 기다림이 끝나면 고마운 비 몰이가 두 손으로 몰고 오는 시원한 비가 올 거야 점점 굵어지는 하얀 빗줄기에 고독과 공허함을 남김없이 씻어내고 그리워하던 이파리 파랗게 돋아나는 만남의 그날이 오면 기다림의 마침표를 찍으련다 2012.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