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본카테고리

여기, 산에서도 밀리네

by 백원기 2010. 10. 17.
폭신한 흙길만 걷다가
투박한 돌길을 걷자니
힘이 배나 들어간다
한 번 젖으면 마르는 동안
고통이 따르는 습성을 어찌하랴

지금은 사라진 독박골 따라
각황사 경내를 지나갈 때
잠잠하던 개 두어 마리 사납게 짖는다

앞뒤 사람 보이지 않는 길
길 잃은 듯 초조하게 오르면
향로봉 아래 오가는 사람들
탕춘대 성곽 길에 밀려오는 인파!
울긋불긋 등산객이 물밀듯 밀려든다
북한산 둘레길 따라 더 몰리는
사람과 사람들의 부대낌

푹 눌러쓴 모자챙 밑에서 올려봐도
우리 또래 사람 보기 어려워
여기서도 밀리는가 싶은 마음에
산객의 동질감은 여전하지만
인생의 이질감은 깊어만 가
한적한 산길이 그리워진다


'기본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멈추지 않는 순례의 길  (0) 2010.10.22
사랑 이야기  (0) 2010.10.19
꿈은 아직도  (0) 2010.10.15
깊어 가는 가을  (0) 2010.10.14
울고 있는 송아지  (0) 2010.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