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봄이 내 곁에 바짝 다가온 달
그 안에는 지워지지 않는 날이 들어 있다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고
꿈틀거리며 다시 살아나는 날들이....
5일은 내 인생의 전환기, 결혼기념일
어른이 되어 부모 슬하를 떠나고
또 슬하를 떠나는 한 여자를 맞던 날
그날은 기억되어 잊을 수 없으리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한 가정 이뤄 오늘에 이르렀으니
7일은 정든 집을 떠나 내 발로 군에 간 날
난생처음 부모 곁을 떠나 혼자가 되어
홀로 서기를 시작해야 했고
겨울 끝자락 드리워진 진해 바닷가에서
귀신도 잡는다는 팔각모를 쓰고
겁도 없이 뛰기 시작했던 날
22일은 징검다리 딛고 뭍에 올라
육군으로 전군 임관했던 기념일
155마일 휴전선 따라 지키던 세월
지금은 까마득한 기억 오롯이 남아
세월의 무상함을 반추해 보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