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던 친구/鞍山 백원기
늘 생각하고 있던 친구는
보는 것처럼 그런 친구가 아니었다
조용하게 웃음 짓는 정겨운 친구
한 번 더 말을 건네고 싶던 친구
한 번 더 마주 보고 싶던 친구였다
언제부턴가 변해 있었나 보다
만나본 친구는 그 친구가 아니라고
마음속에 자꾸만 각인되어 가고
내 입술은 절구(絶口)의 시간을 끌어갔다
손에는 자주 술잔이 들려지고
입에는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말
마시고 나면 또 먹어야 하고
헤어지고 나면 아쉬운 취기에
또 다른 집 문을 두드리고 들어선다
동쪽에서 해가 뜨고 중천에 머물다
서쪽으로 넘어갈 시간이 가까운데
지난 세월이 그리워서일까
아니면 원망스러워서일까
언제나 술잔이 손에 들리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