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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

손자의 얼굴

by 백원기 2011. 5. 22.

손자의 얼굴/鞍山 백원기


부슬부슬 봄비는 내리는데

마을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들어선다

문이 열리자 환하게 웃는 손자의 얼굴

초등, 이 학년 귀여운 얼굴에서

옛날 자식의 얼굴이 보인다


학교 가랴 태권도장 가랴 공부방 가랴

땀과 피곤의 하루가 가지만

그저 좋아 빵끗 웃는 얼굴

나는 우산을 펴 고사리 손을 잡고

나란히 웃으며 즐겁게 걷는다


그 옛날 고 삼이던 자식이

어둔 밤, 지친 몸으로 귀가하며

웃어 보이던 함박 웃음이

손자 녀석처럼 환하게 보였지만

웃음 한구석에 그늘진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데

자식이 지나갔던 그 길을

손자도 가야 한다 생각하니

내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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