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밭에서/鞍山 백 원 기
아무도 보이지 않는 한적한 산길
무리 지은 진달래꽃밭을 지나다
발걸음을 멈추고 한 참이나 서 있었다
내 마음과 몸은 넉넉한 평화로움에
잠시 깊은 상념에 젖었다
연분홍 꽃잎은 붉어진 웃음 머금어
환한 얼굴로 나에게 말을 건넬 때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았고
가지런히 도열해 향기 뿜는 진달래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여기저기서 나를 향한 사랑의 손짓
산중에 진달래꽃은 타오르는 정열의 화신
누가 밤중에 내려와 심어 놓고
새벽이 오기 전 황황히 떠났을까
수줍은 진달래 아가씨 붉게 물들면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화려한 자태
바라보는 사람마다 다문 입이 열리고
감았던 눈도 크게 떠 달려가면
비 온 뒤의 상큼한 산 냄새가 어우러진
진달래꽃밭에서 입맞춤하다
떠나야 하는 것조차 잊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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