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鞍山 백 원 기
내 얼굴에 따스한 바람 스치며
촉촉한 손끝으로 살포시 만져준다
베일에 가린 듯 태양은 희뿌옇고
온누리는 묵상하듯 무릎 꿇어
고요가 밀물처럼 몰려들 오면
두 귀를 막은 듯 막막한 세상이 된다
엷은 낙숫물 소리에 잠 깨어 귀 기울면
토실토실한 아가의 작은 손바닥으로
굳게 닫힌 창문을 앙증맞게 두드린다
아가야 어서 오너라 마음 활짝 반기면
온갖 생물이 화답하며 깨어나는 소리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심중에서 들려온다
이제부터 시작이니 첫걸음이 새로워
미소 짓고 걸어오는 소리 먼 데서 들리면
땅에서 일어서는 환희의 함성
내려오는 봄비를 향해 두 손들어 맞이하는
기쁘고 행복이 가득한 생명 잔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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