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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

봄비

by 백원기 2011. 4. 23.

봄비/鞍山 백 원 기


내 얼굴에 따스한 바람 스치며

촉촉한 손끝으로 살포시 만져준다

베일에 가린 듯 태양은 희뿌옇고

온누리는 묵상하듯 무릎 꿇어

고요가 밀물처럼 몰려들 오면

두 귀를 막은 듯 막막한 세상이 된다


엷은 낙숫물 소리에 잠 깨어 귀 기울면

토실토실한 아가의 작은 손바닥으로

굳게 닫힌 창문을 앙증맞게 두드린다

아가야 어서 오너라 마음 활짝 반기면

온갖 생물이 화답하며 깨어나는 소리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심중에서 들려온다


이제부터 시작이니 첫걸음이 새로워

미소 짓고 걸어오는 소리 먼 데서 들리면

땅에서 일어서는 환희의 함성

내려오는 봄비를 향해 두 손들어 맞이하는

기쁘고 행복이 가득한 생명 잔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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