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맘때면 찾아오는 소리
작은 방 유리창 문을 흔들며
열어 달라고 졸라댄다
캄캄한 새벽 가만히 흔들다가
어떤 때는 크게 흔들어 덜렁거리는 소리
내 마음의 깊은 잠을 깨우고
뇌리에 깊숙이 잠들고 있는
지나간 꿈들을 깨워
하나씩 튀어나와 마중 나오길 바란다
창틈으로 새어드는 찬바람 막으려
엊저녁에 붙인 문풍지 사이로
그래도 새어드는 찬 바람 소리
숨죽인 적막의 성벽을 타고 넘어
내 몸을 움츠리게 할 때면
몸과 마음은 깨어 일어나
임들이 정성껏 심어 놓은
까만 글자 하나식 뽑아들고
눈 끝으로 매만지고 있는 동안
오던 곳으로 되돌아갔나 싶던 찬바람이
아직도 추위에 떨며
발 동동거리고 문밖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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