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본카테고리

외로운 낙엽

by 백원기 2010. 11. 4.
학교 담장 밖에 서 있는 플라타너스
아이들 재깔거리는 소리에 웃고 지내더니
캄캄한 새벽 찬바람에 하나씩 떨어져
아무도 없는 길 위에 외롭게 나뒹군다
계절 따라 가버린 세월이 무심해
할 말도 없이 누렇게 바스락거린다

갈 길을 향해 기력이 넘치던 삶
이상을 품고 번쩍거리며 빛나던 삶
모두 잃어 쇠잔해 가는 플라타너스 이파리

한 때는 태풍과 폭우에 갈팡질팡
안절부절 죽을 것만 같더니
가을볕 우정에 마음 놓아
바람에 묻어 온 가을 햇살의 속삭임
그동안 정답기만 했는데
어느새 아침저녁 찬바람에 시들어
한 잎 두 잎 쓸쓸히 떨어져
시린 가슴 부여잡고 길섶에 앉았네

'기본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서지는 낙엽  (0) 2010.11.08
가을 서정  (0) 2010.11.06
꿈 꾸는 삶  (0) 2010.11.01
은 퇴 식  (0) 2010.10.28
반짝이고 싶은 삶  (0) 2010.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