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담장 밖에 서 있는 플라타너스 아이들 재깔거리는 소리에 웃고 지내더니 캄캄한 새벽 찬바람에 하나씩 떨어져 아무도 없는 길 위에 외롭게 나뒹군다 계절 따라 가버린 세월이 무심해 할 말도 없이 누렇게 바스락거린다 갈 길을 향해 기력이 넘치던 삶 이상을 품고 번쩍거리며 빛나던 삶 모두 잃어 쇠잔해 가는 플라타너스 이파리 한 때는 태풍과 폭우에 갈팡질팡 안절부절 죽을 것만 같더니 가을볕 우정에 마음 놓아 바람에 묻어 온 가을 햇살의 속삭임 그동안 정답기만 했는데 어느새 아침저녁 찬바람에 시들어 한 잎 두 잎 쓸쓸히 떨어져 시린 가슴 부여잡고 길섶에 앉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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