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에 한 번씩 칠 부 능선에서 만난다 부모 슬하 어리광부리던 시절 한 집 건너 친구들 앉아서 올려다 보면 아슬아슬 보이는 정상 서로 마주 보며 앳된 늙은 얼굴로 쌓였던 세상사 실타래를 푼다 그럴 때 보면 성급하게 오르려던 이 부 능선 삼 부 능선 청년 같아 강렬한 태양 볕에 퇴색된 얼굴 화려했던 지난날이 숨어 있고 고목에 피어난 여린 잎이 되어 자랑스럽던 지난 이야기 입술에 침 마를 줄 모른다 미완성의 나는 완성의 옛 친구를 보고 있지만 지나온 길에서는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다 얼씬도 할 수 없는 담장이 두껍게 처져 있었기에... 훗날이 된 오늘 그 담장은 허물어지고 너도 없고 나도 없는 하얗게 벗겨진 칠 부 능선에서 동심 하나 둘러메고 덧없는 세월을 오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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