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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

칠 부 능선에서 만나는 사람

by 백원기 2010. 8. 16.

두 달에 한 번씩
칠 부 능선에서 만난다
부모 슬하 어리광부리던 시절
한 집 건너 친구들

앉아서 올려다 보면
아슬아슬 보이는 정상
서로 마주 보며
앳된 늙은 얼굴로
쌓였던 세상사 실타래를 푼다

그럴 때 보면
성급하게 오르려던
이 부 능선 삼 부 능선 청년 같아

강렬한 태양 볕에
퇴색된 얼굴
화려했던 지난날이 숨어 있고
고목에 피어난
여린 잎이 되어
자랑스럽던 지난 이야기
입술에 침 마를 줄 모른다


미완성의 나는
완성의 옛 친구를 보고 있지만
지나온 길에서는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다
얼씬도 할 수 없는 담장이
두껍게 처져 있었기에...

훗날이 된 오늘
그 담장은 허물어지고
너도 없고 나도 없는
하얗게 벗겨진 칠 부 능선에서
동심 하나 둘러메고
덧없는 세월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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