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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548

옛친구들 옛 친구들/鞍山백원기 갓난아기 손바닥만 한 흑백사진 한 장에서 나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사람 끈질기게 버텨온 사진 속 얼굴 하나 다른 사람은 晝學夜讀의 전형적 삶이였지만 나를 비롯한 사진 속 친구들은 晝軍夜學의 삶이였다 제한된 시간과 제약된 활동이었지만 아끼고 살펴주던 보람된 삶 앞길이 멀고도 멀어 잘 보이지 않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나갔던 순수한 그때 그 사람들이 그립다 내 양옆으로 하얗게 웃고 있는 형 같은 친구, 형제 같던 동기들이 조금씩 이름도 모습도 잊혀 가지만 만나보고 싶은 생각에 옛정이 그리워진다 2012. 7. 26.
아침일기 아침일기/鞍山백원기 사람들은 자기 전에 일기를 쓴다지만 나는 자고나서 일기를 쓴다 새 아침 새 생명으로 앉아 너에 대한 사랑의 일기를 쓴다 네 얼굴을 떠올리면 가슴에 찡한 울림 양손으로 보듬는 인형 같은 귀여움에서 하늘을 훨훨 나는 착각의 시간 여행을 한다 다시 돌아와 공상 아닌 현실의 공간에서 너를 만나기 위한 예행연습처럼 한 줄 두 줄 일기를 써 내려간다 일기는 생각이 깊어지다 시가 되고 시는 날개를 달고 너에게로 날아간다 2012. 7. 25.
외로운 감정 외로운 감정/鞍山백원기 이대로 바라만 보아도 좋았어요 한 여름 도가니 속 같은 무더위였지만 지는 해에 달궈진 유리창 열기가 내 몸을 뜨겁게 해 끈적한 땀을 씻어내지만 정성껏 바라보는 얼굴과 모습에서 지난 오랜 성상의 역사를 들춥니다 춥고 더웠으며 따뜻하고 시원했던 지난 세월, 청춘 열차를 타고 달리며 읊조리던 시와 노래 낭만의 그림을 다시 그려 보며 나만의 감정으로 당신을 바라봤지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은 마음도 원을 그리는 시계바늘에 밀려나 쓸쓸한 발걸음을 옮겨야했죠 2012. 7. 24.
칠팔월 칠팔월/鞍山백원기 잔뜩 찌푸린 날씨 툭 건드리면 왈칵 쏟아질 듯한 눈물 끈끈하고 눅눅한데 머리까지 띵한 날씨 칠팔월은 인내의 달 가을맞이를 위해 같이 울고 같이 웃으며 참아가며 건너야 할 달 산 넘고 물 건너듯 함께 가야 할 여름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야지 쓰다듬고 달래며 오수에 꿈을 꾸게 해야지 그리운 가을 손짓 보일 때까지 2012.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