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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실지라도

by 백원기 2011. 8. 1.
그리하실지라도/鞍山 백원기

물 폭탄이 사정없이 투하되던 날
상상도 못할 산사태가 일어나고
물이 범람하여 떠내려가던 장마
아무리 생각해도 점점 이상한 기후
아까운 생명 잃고 울음소리 높다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비 소식
아직 그치지 않은 오후 네 시
회색빛 하늘이 무더운 시간
안양역 광장에서 성가를 연주하는
아가페 선교단!

오륙십대로 구성된 남성 단원들
이마와 얼굴에 구슬땀이 흐른다
색소폰 주자 여섯 명에 트럼펫 한 사람
그리고 두 대의 드럼 소리
울려 퍼지는 하모니에
나의 눈시울은 뜨거워지고
가슴은 벅차오른다
나의 움츠림에 그의 당당함일까?

그리하실지라도
야곱처럼 씨름은할망정 당신의 축복 잃지 않으려
결코, 당신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눈물로 울부짖는 물결연주
조용한시간, 내 귀에 잔잔히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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