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본카테고리

산 꽃은 왜 아름다운가?

by 백원기 2010. 4. 14.

여느 꽃처럼 사랑을 받지 못했다
촉촉하게 정성껐 뿌려주는 물도
먹여주는 비료도 받아먹지 못하고
병들지 말라는 예방약도 모른다

다만, 하늘에서 내려주는 은혜의 비와
깨끗하게 자라라고 뿌려주던 하얀 눈
속 타는 마음 어찌할 줄 몰라할 때
식혀주던 시원한 바람
그리고, 하늘이 허락하고 나무가 준 걸은 땅

45년 만의 4월 영하라 하며
장안은 시끄럽고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春來不似春을 부르짖어도
때가 되었으니 말 없는 자태로
해맑은 얼굴, 곱게 꽃 피워
옷 매무새 고치는 마음

지난해 다녀가신 임의 손길 기다리며
산 꽃이 밉다 시샘하는 추위도 잊은 채
묵묵히 山 아버지 손 맞잡고
떠나지 않는 삶
지키며 살아온 산 꽃이 측은하기만 하다

'기본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는 사람  (0) 2010.04.16
전화가 없다  (0) 2010.04.15
무 명 봉  (0) 2010.04.13
기적 같은 삶  (0) 2010.04.12
시 쓰는 마음  (0) 2010.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