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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548

칠 부 능선에서 만나는 사람 두 달에 한 번씩 칠 부 능선에서 만난다 부모 슬하 어리광부리던 시절 한 집 건너 친구들 앉아서 올려다 보면 아슬아슬 보이는 정상 서로 마주 보며 앳된 늙은 얼굴로 쌓였던 세상사 실타래를 푼다 그럴 때 보면 성급하게 오르려던 이 부 능선 삼 부 능선 청년 같아 강렬한 태양 볕에 퇴색된 얼굴 화려했던 지난날이 숨어 있고 고목에 피어난 여린 잎이 되어 자랑스럽던 지난 이야기 입술에 침 마를 줄 모른다 미완성의 나는 완성의 옛 친구를 보고 있지만 지나온 길에서는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다 얼씬도 할 수 없는 담장이 두껍게 처져 있었기에... 훗날이 된 오늘 그 담장은 허물어지고 너도 없고 나도 없는 하얗게 벗겨진 칠 부 능선에서 동심 하나 둘러메고 덧없는 세월을 오르고 있다 2010. 8. 16.
머물고 싶은 사람 내 마음의 눈으로 너를 응시한다 한 발짝이라도 멀어질 수 없고 깊숙이 생각하면 그 옛날이 살아나 가슴 깊이 느낄수록 쌓여가는 보고픔 서산에 노을 붉게지면 비상하는 참새떼 지저귀고 나홀로 우두커니 서 있을뿐인데 강남 가자 하던 시절에도 성큼 따라나서지 못하고 무욕과 무능의 삶 머물고 있다 사랑에는 언제나 힘없는 패자가 되 영원히머물고 싶은 사람 마주치다 스치며 살고 싶어 피하고 싶은 계절 여름처럼 가슴 한쪽 자리 잡은 고독을 피해 떠날 줄 모르는 네 마음에 머물고 싶다 2010. 8. 13.
세월의 강은 흐르는데 세월의 강은 흐르는데다리 아래로 넘실대며 흐르는 강물 세월의 강이 무섭게 흘러가도 주름진 눈가에 숨겨있는 깊숙한 눈동자에 잠긴 그리운 모습 변함없는 모습이 기다려진다폭염과 열대야에 얼빠진 삶 속 단단히 붙잡고 요동하지 않는 실루엣 미동도 없이 나를 겨냥하는 화살촉처럼 가슴이 뜨겁다가 뒷등이 서늘해진다세월의 강은 유유히 흘러가도 내 눈에 비치는 그리운 모습은 아름다운 형상으로 불변의 존재 여름날 뜨거운 열기마저 식혀준다 2010. 8. 11.
나의 잣대 가만 있지를 못하는 덜 여문 사람 좀이 쑤셔 손발이 까딱거리다가 기어이 입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에게 꼭 맞는 삼십 센티자 하나 달랑 들고 달려가 이리 재고 저리 잰다용모와 재산과 명예와 권력과 신앙과 학식과 취미와 교양과 능력 내 척도에 못 미치면 우습게 보고 넘치면 멈출 줄 모르는 시샘이 솟는다 그 자 하나 그가 지니면 넉넉한데 굳이 측정하려 드는지 몰라우습게 보거나 시샘이 솟기 전에 가진 잣대 조금 더 키우려는 겸손 자랑이 앞서기 전에 허한 내 속을 채워 잣대 들고 달려가면 어떨까? 2010.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