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852 매미는 겨울의 눈을 모른다 한 여름을 구가하던 매미는 겨울의 하얀 눈을 모르고 산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그늘에서 한가롭게 바람이나 쏘이며 목청껏 노래나 부를 뿐 겨울에 내리는 눈이 무엇인지 모른다 겨울 눈도 여름의 매미를 모른다 겨울철을 떠나본 경험이 없기에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고 매미나 겨울 눈은, 서로 접근이 제지당하고 있기에 서로의 삶을 모르고 지내다 보니 매미는 녹음 짙은 여름 노래나 부르고 하얀 눈은 나풀나풀 춤을 출 뿐이다 2010. 2. 15. 마지막 선물 시/마지막 선물 프로필 한국문인협회회원 광진구문인협회회원 시와그리움이있는마을작가평온했던 강변 길에 하얀 눈이 쌓였네 작년 십이월 25.8센티의 푸짐한 눈 그래도 부족할까 봐 더 내려 보낸 너그러움 닥닥 소리 내지 않고 푹푹 퍼줄 수 있는 선물 고가 밑엔 회오리바람 일어 하얀 몸을 배배 꼬며 아양 떨듯 낙하하고 쓰고 가는 넓은 우산살이 몹시도 휠 때는 우산대를 꽉 잡고 누가 이기나 힘겨루기를 하네 걷다 보면 운동화 발끝에 차가운 눈물이 젖어들지만 기쁘고 즐겁게 걸어야 해 구정이 지나면 머지않아 눈물 아닌 빗물이 젖어 들테니 2010. 2. 11. 아직도 사위지 않았어요 그날 밤 모닥불을 피우다가 꺼져 가는 불빛에 환한 얼굴로 돌아섰지만 뒤돌아보면 불빛도 연기도 꺼지진 않았어요 지금도 여전히 사위지 않는 불빛 이제는 하고 돌아봤지만 역시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에 불꽃만 바람에 가물거리고 자욱한 연기에 눈이 매워요 까마득한 세월에도 타다남은 토막나무 냄세 좀처럼 사위지 않는 불꽃이 빨갛습니다 2010. 2. 10. 말하고 싶네요 슬금슬금 멀리멀리 가더니 그 사람 정말로 소식이 없네요 보고픈 마음만 아프게 남겨놓고 고독한 자리에 힘없이 누웠더니 창문 너머로 동그랗게 걸린 푸르스름 달빛만이 내 얼굴을 창백하게 비추네요 몸만 멀리 간 줄 알았더니 마음도 함게 떠났는지 그 사람은 무정한 사람 알 수 없는 그 사람 소식에 귀와 눈이 온종일 불을 켭니다 소식 한 번 주지 않는 무심한 사람 만약에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너무하지 않느냐고 묻고 싶고 내가 스며들 작은 틈이라도 달라고 나는 말하고 싶네요 2010. 2. 8. 이전 1 ··· 208 209 210 211 212 2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