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이 오면/鞍山 백원기
사월이 오면 생각나는 날들
5일, 7일, 22일을 잊을 수 없네
여기서 거기를 이마에 손 올리고 바라보면
아득한 상념들이 빛바랜 앨범으로 남는다
5일은 나의 결혼기념일
68.1.21 사태 후 제복의 통제된 삶 속에서
마음도 주머니도 빈곤한 가운데
목사님 앞에서 치러진 예식
웃음도 자유도 넉넉지 않아
생각하면 구름 낀 흐린 날로 남는다
7일은 진해로 향하는 군용열차를 타고
생소한 해병에 입대하던 날
16 주 동안 인정없는 기합과
모진 훈련에 고향 생각 날 틈이 없었다
그래도 어린 우리를 훈련 시킨 그분들이
나의 삶에 스승으로 떠올려진다
22일은 후암동 해병대사령부 인사국 근무중
주군야학 하다가 전우애에 이끌려 육군으로 전군
보병학교 수료 후 보병 소위로 임관하던 날
이날들을 내 삶의 한 과정이라 하면서
끝까지 결실하지 못한 안타까움과
값진 삶을 살았다고 자부할수없으나
회한의 세월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