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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

사랑은 시로 남아

by 백원기 2010. 9. 14.
모닥불보다 더 뜨겁게 타던 사랑
한줄기 소나기에 붉은 열기 사위고
검은 숯 한 덩이로 남았구나

봄이면 진달래꽃 따라
불붙듯 물들어가던 사랑
여름이면 물빛 맑은 개울가에
발 담그며 머리 감고
가을이면 낙엽 따라 안쓰럽던 사랑
한 잎 두 잎 바람에 떨어지면
무서리에 움츠러들었다

겨울이면 두툼한 외투에 쌓이던 눈
서로가 곱게 털어주려 했지만
이루지 못한 꿈인 양 서운하게 사라져
사랑하기에 떠나야 한다고
영원한 시 한 편 가슴에 남겨 논 채
홀연히 길 떠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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