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는 황사가 내린다는 아침
담쟁이 넝쿨이 담벼락과 마주 섰다
올려다보면 까마득한 높이가 무서워
배를 딱 붙이고 뱀처럼 기어오른다
여름에는 뱀도 함께 기어오를 수 있겠다
쭉쭉 길게 늘여가며 꼭대기에 닿았다
심호흡하며 땀을 닦는 담쟁이가
저 아래를 내려다보며 기웃거린다
올려다보면 뒷목이 아프게 무섭던 곳
담쟁이넝쿨은 누구라도 잡고 딛고 오르도록
이파리 하나씩 수평으로 세워놓고
윤기나는 얼굴로 반짝반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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