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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

군월산 유정

by 백원기 2010. 3. 21.
Subject
군월산 유정
남한산성을 방어하기 위해
척후병들이 적정을 살피던 산
뒤꼍에 엄마 장독대 항아리처럼
둥글 펑퍼짐한게 웃음 자아내는 산
해발 376m의 야트막하게 솟은
그저 동네 뒷산이려니...

오르면 오를수록 아기자기하고
재미가 쏠쏠한 요술쟁이 산
평지를 걷다가 오르는듯 걸으면
작은 능선 너머로 북풍이 매몰차다
바람 부는 언덕 아래 그림 같은 집
나도 그 집에서 살아봤으면

가파른 나무계단 하얀 로프
딛고 잡고 서서히 오르면 땀이 나고
올라서면 서풍이 나를 반겨 땀을 닦는다
밤 같은 어둠이 펼치듯 밀려오고
하늘엔 이슬비 오듯 운무가 내려
옷을 적시며 샘물가를 지난다

정상에 올라섰더니 조망은 막히고
정상석 하나 카메라에 담는다
태초에 땅이 솟고 하늘이 열리듯
세상 만물이 태어나는 순간 나는 있고
전래동화 속의 신선 같은 내가
훠이훠이 구름을 휘저으며 긴 지팡이 짚고 간다

*경기 광주 회덕리에서 오르는 해발 376m의 아담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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