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 후
낯선 거리
찻집에서 마시던
한 잔의 진한 커피 향
지금까지 묻어나는 향기
아련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날 시간의 흐름은
그저 흐르는 물
하고픈 말 망설거리다,
기껏 유사표현이었다
어느날 레일 위로 달리던 기차
마찰음 사이로
들녘이 마구 달려올 때
함께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미래를 헤아렸다
맞잡던 손에
따스한 체온이 전해 와도
해야 할 말은 실종되고
분주한 여정의 꿈만 깊어갔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빌딩 사이로
길게 뻗어나간 낭만의 거리
오고 가는 인파의
흘러가는 웃음 속에
너와 나의 웃음도 희석되고
의미 없는 웃음과 언어가 되어
흐지부지 사라진 동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