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66 세월의 강은 흐르는데 세월의 강은 흐르는데다리 아래로 넘실대며 흐르는 강물 세월의 강이 무섭게 흘러가도 주름진 눈가에 숨겨있는 깊숙한 눈동자에 잠긴 그리운 모습 변함없는 모습이 기다려진다폭염과 열대야에 얼빠진 삶 속 단단히 붙잡고 요동하지 않는 실루엣 미동도 없이 나를 겨냥하는 화살촉처럼 가슴이 뜨겁다가 뒷등이 서늘해진다세월의 강은 유유히 흘러가도 내 눈에 비치는 그리운 모습은 아름다운 형상으로 불변의 존재 여름날 뜨거운 열기마저 식혀준다 2010. 8. 11. 나의 잣대 가만 있지를 못하는 덜 여문 사람 좀이 쑤셔 손발이 까딱거리다가 기어이 입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에게 꼭 맞는 삼십 센티자 하나 달랑 들고 달려가 이리 재고 저리 잰다용모와 재산과 명예와 권력과 신앙과 학식과 취미와 교양과 능력 내 척도에 못 미치면 우습게 보고 넘치면 멈출 줄 모르는 시샘이 솟는다 그 자 하나 그가 지니면 넉넉한데 굳이 측정하려 드는지 몰라우습게 보거나 시샘이 솟기 전에 가진 잣대 조금 더 키우려는 겸손 자랑이 앞서기 전에 허한 내 속을 채워 잣대 들고 달려가면 어떨까? 2010. 8. 9.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꿈이 보이지 않았다 닥친 현실, 숨막히는 시간의 연속 처음 오르는 길은 험하고 가팔랐다 발짝 떼기가 바쁘고 헐떡이기 바빴다 그저 앞만 바라보고 저 위만 바라 볼뿐 내 갈 길이 급하고 불안했다 다만, 올라서야할 뿐이었다 낭만도 여유도 없는 폐쇄된 시간 당면한 현실에 긴장된 질주 무지갯빛 꿈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가야 할 길이 끊어지지 않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조금씩 올라 가기만 했다 내려가는 길은 편하고 쉬웠다 슬슬 콧노래를 부르며 기웃거리면서 공연히 걱정하며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가 본다 이상하게도 오를 때 보이지 않던 화사한 꽃도 보이고 풀과 나무와 돌이 멋지다 흥얼거리다 웃으며 대화하고 감탄사가 계속 터져 나오기도 한다 무턱대고 올라가던 길이 내려올 때는 잘 아는 길처럼 편하고 쉽게 그리고 너와 내가 .. 2010. 8. 6. 반 란 늘 해왔던 일 늘 생각하던 것들 그리고 늘 품고 있던 마음 갑자기 팽개치고 싶다 전혀 그런 일이 없던 것처럼 판에 박힌 듯 충성스런 것이 모두 내동댕이쳐진다 고요하고 평화롭던 영 육의 땅에... 소리 없는 반란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돌아서기는 한순간이었다 된더위가 던져준 나태함 그것이 되돌아가려면 끓는 시간이 넘쳐 흐르고 매미 울음 그친 후 개울물에 소름 돋는 날 반란은 다시 평정되리 2010. 8. 3. 이전 1 ··· 190 191 192 193 194 195 196 ··· 2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