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67 반 란 늘 해왔던 일 늘 생각하던 것들 그리고 늘 품고 있던 마음 갑자기 팽개치고 싶다 전혀 그런 일이 없던 것처럼 판에 박힌 듯 충성스런 것이 모두 내동댕이쳐진다 고요하고 평화롭던 영 육의 땅에... 소리 없는 반란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돌아서기는 한순간이었다 된더위가 던져준 나태함 그것이 되돌아가려면 끓는 시간이 넘쳐 흐르고 매미 울음 그친 후 개울물에 소름 돋는 날 반란은 다시 평정되리 2010. 8. 3. 어서 돌아와 반짝이던 눈에 활발한 걸음걸이 꿈이 있어 웃음 웃던 입술 자상하시던 그 모습 보고 싶어 힘이 넘치게 발랄했던 마음씨 지금은 어디 갔나 보이지 않고 늘 있던 곳 흔적만이 바람결에 스칩니다. 보이던 사람 보이지 않을 때처럼 그렇게 궁금하고 쓸쓸한 건 없을 겁니다 매콤한 떡볶이 듬뿍 담아 주던 손길, 점심때가 되면 큰 키에 시원한 손짓으로 진지 드시라고 재촉하던 밝은 얼굴, 새벽에 아무리 서둘러 와도 벌써 앉아 계시던 임의 모습... 삼복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비가 오듯 땀이 흘러 귀찮고 게으른 생각의 계절이지만 날카로운 가시 하나 박힌듯 아파지는 것은 예전처럼 자기 자리로 얼른 돌아오지 않는 임들의 생각으로 가득 찼기 때문입니다 어서 돌아와 각자의 자리를 빛내실 때 박힌 가시 아픔도 사라질.. 2010. 7. 30. 먼 그대 그대의 웃음 짓는 입술이 스르르 열릴 때까지는 찬란한 만남의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어요 모란이 피기 까지는 아직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리듯 지척에서 한울타리지만 언제나 멀기만 한 그대 손 흔들어 보여도 보이지 않고 불러봐도 대답없는 그대 허물 수 없는 장벽 망각한 채 일편단심 외롭게 부르짖어 저 산에 메아리쳐 울려 납니다 2010. 7. 28. 불 켜진 창 한낮이 쇠하자 불은 켜지고 한가로운 시간 즐기다가 손님이 온다기에 문밖으로 내쫓긴다 천천히 걷는 걸음은 다만 시간을 허비하는데, 저기 낯익은 아파트 베란다에 환한 빛 누군지 모를 그림자 하나 어른거리면 저 사람이 그 사람일까 하고 곧 어둠 속 상상과 적막이 눕고 고요가 잠재우려는 시간 불 켜진 유리창 안으로 눈이 가고 마음도 가 함께 밤의 숲을 거닌다 2010. 7. 27. 이전 1 ··· 191 192 193 194 195 196 197 ··· 2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