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카테고리548 너랑 멀어지려는 게 아니야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잘 보이던 아파트 동표기 숫자 이제는 무덤덤하고 보이니까 보이는가 싶다 그때는 굵게 검은 숫자만 보아도 설레고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기에 세월이 느슨해 졌나 보다 그렇지만 지금이라고 해서 너랑 멀어지려는 게 아니라 다만, 혈관의 파고가 줄었을 뿐 너에 대한 생각과 너를 품고 있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어 천 년이 가도 무너지지 않는 암벽 같은 것이야. 2010. 7. 8. 돌아와 주오 그대여! 어서 돌아와 주오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돌아올 수 없나니 어서 돌아와 주오 멀어지면 돌아보려 해도 보이지 않아 자꾸만 멀어지는 발걸음 가면 갈수록 험한 길 비 그친 뒤 어둑한 숲 속의 서려 있는 안개 시야를 가리고 축축한 몸 야생의 짐승이 두려워지고 가도 가도 알 수 없는 낯선 길 검은 머리 보일락 말락 더 멀어지기 전에 어서 돌아와 웃음으로 만나는 포옹 내가 그대를 사랑하고 그대가 나를 사랑하여 한배를 탄 듯 살고지고 숨 가쁘게 뛰어간 것처럼 숨 가쁘게 달려오소서 2010. 7. 5. 처마끝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던 날씨 희희낙락 흥얼대며 걷는 거리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인가? 무더운가 싶더니 쏟아지는 비 출근 시간에 맞춰 장대비를 꽂는다 이리저리 뛰는 사람들 비를 피하려 필사의 노력을 하지만 처마끝이 없어 피할 데가 없구나! 초가지붕이 여유롭고 기와지붕이 너그럽던 시절 그때는 비도 눈도 피하고 참새도 집을 짓고 들락거렸던데 야박해진 세월 인심에 처마 끝을 싹둑 잘라 내집을 넓혀 길손이 피할 곳은 찾을 길 없어 쓸쓸한 거리에 방황하는 발걸음 흠뻑 비를 맞고 빗물을 흘리네 2010. 7. 4. 당신은 나의 이정표 내갈길 몰라 방황할 때 당신은 별 하나 되어 반짝였죠 당신만 바라보며 떠나는 긴여정 희미한 산길에 방향 잃은 발걸음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일 때 나뭇잎 사이로 내밀던 얼굴 하나 값없이 베푸려는 당신의 쓸쓸한 모습 나도 내 맘 모를 때 나타난 나무 한 조각 다소곳한 화살표 오락가락하다 정처 없이 떠났지만 한 가닥 희망의 끈 매어놓은 이정표 당신은 하얀 날개의 천사 바람 불면 바람에 흔들리고 비가 오면 비에 젖다가 눈이 오면 눈에 덮여도 거기, 서 있어 나를 바라보는 당신은 나의 이정표라오... 2010. 7. 2. 이전 1 ··· 114 115 116 117 118 119 120 ··· 1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