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카테고리548 잠들어 있는 용마 잠들어 있는 용마암능산, 용마산 길을 오른다 중곡역에서 오르는 돌산 고도 348 미터, 나지막하지만 매운맛 나게 가파르다 바람 한 점 없는 뿌연 연무 높은 습도에 후덥지근하다오르면서 간절히 바라는 염원 "나에게 불필요한 것 내려놓게 하시고 나를 괴롭히는 것 떠나게 하시며 약한 것은 강하게 하소서"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기도한 손 한 손 줄잡고 한 발 한 발 딛는 바위 떠오르는 햇살에 뜨거운 육신 빠른 맥박에 가쁜 숨 몰아쉬며 갈급하게 생명수를 찾는다땀에 젖는 사십사분의 시간 펄럭이는 깃대봉에 올라서고 이마에 땀 씻고 내려다보는 한강수 유구한 물줄기가 말없이 흐르고 강바람은 불어와 산바람을 깨우는데 길게 누운 용마, 아차산 줄기 역사 속에 묻혀 깊이 잠들어 있다 2010. 7. 1. 외로운 기다림 네가 있는 곳에 내가 있고 내가 있는 곳에 네가 있어 행복했다 네가 있는 곳에 내가 없고 내가 있는 곳에 네가 없음에 의아한 생각에 의아한 눈빛 허공을 돌다가 털썩 주저앉았다 잃은 것이 찾고 싶어지고 떠나면 보고 싶어지는 마음 하루해가 너무 짧아 원망스럽고 불꺼진 거리에는 빛 사윈 별나라 자꾸만 재회가 두려운 것은 네가 있던 곳에 내가 있듯 내가 있던 곳에 네가 있듯 그때가 아니면 어쩔까 기우에 찬 외로움이 더해만 간다 2010. 6. 28. 나를 기다려 줘요 찻집에서 흐르던 노래 스치던 그대 옷자락 소리 그대 오는 길 뚫어지게 바라보며 초조하게 기다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오랜 성상星霜 지나가며 퇴색되어가는 흐린 기억 그러나 그때 젖은 옷자락은 마르지 못하고 입을 때마다 축축한 느낌의 어설픈 감정 내 발끝을 바라보면 미동도 없는 자세로 그대를 기다리고 있음에 흠칫 놀라고 흩어졌다 몰려오는 구름 같은 기다림 끝없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면 이제는 그대가 기다려 주길 바라 나의 기다림을 그대가 받아 오늘부터, 아니 내일 부터라도 그대가나를 기다려 줘요... 2010. 6. 25. 사랑의 문 싱그러운 초여름 아침을 맞아 사랑의 문 열어 맞이하고 싶구나 두텁게 쌓여만 가던 사랑 둘을 따뜻하게 감싸줬는데 지금에야 두드려도 열리지 않겠지만 활짝 열어놓고 나는 기다리겠다 한 때는 서로에게 사로잡혀 옴짝할 수 없는 時空의 노예가 되어 이끌림의 삶이 기쁨이었고 부풀던 꿈만 마음에 간직하던 시절 다시는 그 문 열어 볼 수 없을까 돌이킬 수 없는 낙심 깊어가고 인적이 끊어진 고요한 오후 서창에 햇살만 따갑게 비친다 2010. 6. 23. 이전 1 ··· 115 116 117 118 119 120 121 ··· 1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