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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린 그리움 가깝지만 베일에 가린 그리움 느낄 것 같은 숨결이어도 느낄 수 없고 바라볼 수 없네 뇌리의 한 공간을 차지해 자나깨나 불편한 그리움 너무 그리운 나머지의 텔레파시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홀로 애태워 초점 잃은 눈동자 깜빡거릴 때마다 한 컽의 영상 가슴 저 밑에서 날숨 하나 밀려오네 서해로 굽이굽이 흐르는 한강 수처럼 가도 가도 끝없는 망망대해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조수 드러났다 잠기는 하얀 조가비 이른 시간 마음 문을 열고 들어 왔지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고요하다 2010. 2. 22.
꿈꾸던 유토피아 꿈꾸던 유토피아나는 유토피아를 너무 사랑했다 숨겨놓은 금은보화를 찾는 것처럼 세상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그렇지만, 찾을 길은 없었고 빠른 세월에 늙음만이 찾아왔다그렇게도 갈망하던 유토피아! 그렇게도 걷고 싶던 파라다이스 오솔길! 꿈꾸던 낙원은 어디에도 없어 실망에 실망을 거듭 했지만 단 한 곳 내 작은 가슴에 숨어 있었다희락과 화평의 웃음이 있을 때 그때가 낙원이요 이상향이었다 가슴의 찌든 때를 정결히 씻어내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 채운다이 땅의 유토피아는 내 작은 생각과 마음에 있음을 뒤늦게 발견했다 그것은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었고 물적 유형의 것이 아니라 영적 무형의 것임을 알게 되었다 2010. 2. 20.
그대 꽃 한 송이 그대 꽃 한 송이무심히 돌아본 등 뒤에 소리 없이 피어난 꽃 한 송이 하얗게 향기나는 얼굴로 화알짝 웃고 있어요보고 싶던 얼굴 맡고 싶던 향기 기척도 없이 피어난 그대 얼굴에 내 입술 살그머니 가져가면 그대 가만히 눈 감을 것 같아요시들지 않는 그대 하얀 꽃으로 오래오래 피어 있으면 보고 싶어지면 바라보고 맡고 싶어지면 맡고 싶은 그대, 꽃 한 송이가 되어요 2010. 2. 19.
시는 쓰지 않고 받는다 새벽에 눈을 떠보니 벌써 시 한 편이 와 있어 얼른 종이에 받아 놓았다 아침나절 까치가 울면 좋은 소식 있으려나 기다리는 것처럼 오고 시는 난데없이 찾아들어 서로 약속도 하지 않은 채 사정없이 날아든다 아무 생각도 없던 날 갑자기 날아드는 전보처럼 시는 온다 2010.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