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기차를 타고 싶다 앞만 보고 달리는 기차 뒤돌아 볼 줄도 모르고 달려만 가는 갈색의 기차 어느 틈에 푸른 옷 벗어버리고 사색의 줄무늬가 있는 갈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쇠바퀴가 레일에 부딪힐 때마다 단잠에서 깨어나면 창밖에 손짓하며 달려오는 황금색 벌판의 환호 지난 시름 다 잊은 채 달려오면 나도 화답하며 손 흔들어준다 작은 마을 그림 같은 집에 오순도순 정담이 오가고 가을을 기다리다 겨울 오기를 기다려 차곡차곡 쌓고 있는 사람들... 나는 쉬엄쉬엄 가고 싶은데 내 맘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리는 기차 나만 홀로 지난 시간을 거슬러 간다 추억이라는 이름의 행선지 바꿔달고 오던 길로 끊임없이 달려가 사색의 창고를 모두 열고 하나씩 들추다, 묵은 향에 취하면 가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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