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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

가을에 떠나는 기차

by 백원기 2010. 10. 3.
가을이 오면 기차를 타고 싶다
앞만 보고 달리는 기차
뒤돌아 볼 줄도 모르고
달려만 가는 갈색의 기차
어느 틈에 푸른 옷 벗어버리고
사색의 줄무늬가 있는
갈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쇠바퀴가 레일에 부딪힐 때마다
단잠에서 깨어나면
창밖에 손짓하며 달려오는
황금색 벌판의 환호
지난 시름 다 잊은 채 달려오면
나도 화답하며 손 흔들어준다

작은 마을 그림 같은 집에
오순도순 정담이 오가고
가을을 기다리다 겨울 오기를 기다려
차곡차곡 쌓고 있는 사람들...
나는 쉬엄쉬엄 가고 싶은데
내 맘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리는 기차

나만 홀로 지난 시간을 거슬러 간다
추억이라는 이름의 행선지 바꿔달고
오던 길로 끊임없이 달려가
사색의 창고를 모두 열고
하나씩 들추다, 묵은 향에 취하면
가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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