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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는 아침 간절히 기다리며 서 있다가 되돌아가길 여러 번 어느날 기다리던 그대 저만치 보여 내 마음 새롭게 뛰기 시작했었지 그대 볼 적마다 설레는 것은 볼 적마다 새로워진 그대이기에 나도 내가 의심스럽기만 했다 몸으로 기다리고 마음으로 기다리면 언젠가 그대도 찡하게 달려오리라 내 영혼의 세계까지 지배하는 그대 내 사랑! 언제나 철없는 무지개 소년 밤새우며 기다리고 잠 못 이룸은 가을 꿈을 꾸는 내 삶이 되었다 언제 어디서 보아도 새로운 첫 만남일 것 같은 그대 어느새 여름비는 가을비가 되어 가늘게 떨며 흐느껴 우는 아침 그대 생각에 빗물 같은 눈물이 난다 2010. 9. 13.
가을 아기 고사리 손으로 문기둥 붙잡고 섰네 문턱이 높아 한 발 겨우 넘을까 하네 생각할 틈도 주지 않았던 올여름 더위 가을이 오리라 꿈도 못 꾸고 가을이 있다는 생각조차 못했네아장아장 걷다가 뒤뚱거리는 걸음 금방이라도 내 가슴에 안기겠네 요만치 서 까르르 웃음 웃으며 달려오고 싶은 가을 귀여움 잊었더니 찾아오는 가을 아기 내 품에 안고서 밀린 잠들겠네 2010. 9. 11.
늦은 후회 이른 새벽, 어머니 생각 스치니 내 가슴에 울먹이는 구름 한 조각 걸린다 불편과 짜증이 반복되는 계절이 멈춘듯한 구월의 백로 오늘 노령의 몸처럼 변덕스런 날씨에 변화무쌍한 감정마저 겹치는 나날 계단을 오르듯 하나씩 해가 뜨다가 힘없이 지면서 세상을 알아갔다 태어나 케케 묵어가는 나의 육신은 내 뜻대로 순순히 따름이 아니라 내 뜻을 저버리고 제멋대로 흐리다 말다 한다 구순을 바라보시던 어머니 얼굴에서 표정이 바뀌시며 쓸쓸하게 보인 것은 평소에 약을 잡숫지 않던 습관으로 말할 수 없는 육신의 아픔을 견디신 것이었고 날 낳으신 어머니의 키가 작아지시고 귀에 들리던 가냘픈 신음 소리와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신 무언의 시간은 아픔과 괴로움 모두 잊으려 하신 것을 뒤늦게 알아, 이제는 후회로움만 남아 있다 2010. 9. 10.
불을 밝히고 너와나는그때그사람 하지만,많은것이달라져있네 시간이라는수레바퀴를타고 신이나게굴러왔을뿐인데 부딪는바람에얼굴쭈그러들고 그림자에가린어두운가슴 무엇하나옛것을찾을수없네 지난날엔청정지역사람 지금은흙처럼사람처럼뒹굴고 몸도마음도가쁘기만한데 작아진꿈조차바늘귀마냥보이네 너와나어떻게할까 생각이생각을타고넘으면 상상의나래퍼덕이며살자하네 그것은실현화의촛불이니 심지를돋워불밝히자하네 2010.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