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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回春) 빼앗긴 봄은 언제 오려는지 올 듯 말 듯 애간장 태우는 봄 잠 못 이루던 밤은 기어이 영하로 떨어지고 백설이 어지럽다가 풍설이 섯거친다올 테면 빨리 오기나 하던지 해찰 부리는 날씨가 애를 먹이다 두 번 다시 안 볼 듯이 가버렸네 봄은 영영 가버렸나 보네끝내 끝자락을 걷지 않으려는 겨울 미련 때문일까 벌써 몇 번째인가 돌아올 듯 돌아서 가던 때가 속고 또 속아 믿지 못할 봄아!눈물로 기다리게하던 봄아 이제는 기쁨으로 돌아오렴 지다 만 꽃잎 하나씩 입에 물고 오월 중순 안으로 오려무나 2010. 4. 30.
포 옹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너에 대한 관심이 있기 때문 너에게 무관심하다면 사랑의 싹이 나지도 않았다 관중 앞에 레슬링 경기는 참 거칠다 승리욕에 불타는 사나운 맹수 그러나, 서로 껴안고 뒹굴면 동지애로 변화됨을 아시는가? 뜻밖에 진리는 가까운 데 있다 내 옆에 있는 한 사람을 껴안아보라 서로서로 감싸 포옹해 보라 영화에나 있을법한 적과 동침 꿈은 멀리 있어도 희망은 잃지 말자 용기 있게 내 옆 사람을 껴안아 보라 체온을 느끼면 미움은 사라지고 샘 솟는 사랑을 느끼게 될 테니... 2010. 4. 29.
담쟁이넝쿨 오후에는 황사가 내린다는 아침 담쟁이 넝쿨이 담벼락과 마주 섰다 올려다보면 까마득한 높이가 무서워 배를 딱 붙이고 뱀처럼 기어오른다 여름에는 뱀도 함께 기어오를 수 있겠다 쭉쭉 길게 늘여가며 꼭대기에 닿았다심호흡하며 땀을 닦는 담쟁이가 저 아래를 내려다보며 기웃거린다 올려다보면 뒷목이 아프게 무섭던 곳담쟁이넝쿨은 누구라도 잡고 딛고 오르도록 이파리 하나씩 수평으로 세워놓고 윤기나는 얼굴로 반짝반짝 웃는다 2010. 4. 28.
너를 잊고 있던 시간 웃다가 울다가 잠들지 않는 밤 오늘도 애꿎은 집만 지키고 있었습니다 산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꽃 진달래 산수유 산개나리 산벚꽃 산목련 우연히 고개 숙여 발밑을 바라볼 때 아름다운 풀꽃이 하얗고 노랗고 파랗게 핀 것을 잠시나마 잊고 있던 미안한 시간 바로 당신을 잊고 있던 시간이어요 나 보라는 듯 서 있지 않고 낮고 낮게 땅 위에 앉은 예쁜 꽃을 내가 무릎을 꿇어 손끝으로 쓰다듬습니다 2010.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