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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다려 줘요 찻집에서 흐르던 노래 스치던 그대 옷자락 소리 그대 오는 길 뚫어지게 바라보며 초조하게 기다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오랜 성상星霜 지나가며 퇴색되어가는 흐린 기억 그러나 그때 젖은 옷자락은 마르지 못하고 입을 때마다 축축한 느낌의 어설픈 감정 내 발끝을 바라보면 미동도 없는 자세로 그대를 기다리고 있음에 흠칫 놀라고 흩어졌다 몰려오는 구름 같은 기다림 끝없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면 이제는 그대가 기다려 주길 바라 나의 기다림을 그대가 받아 오늘부터, 아니 내일 부터라도 그대가나를 기다려 줘요... 2010. 6. 25.
사랑의 문 싱그러운 초여름 아침을 맞아 사랑의 문 열어 맞이하고 싶구나 두텁게 쌓여만 가던 사랑 둘을 따뜻하게 감싸줬는데 지금에야 두드려도 열리지 않겠지만 활짝 열어놓고 나는 기다리겠다 한 때는 서로에게 사로잡혀 옴짝할 수 없는 時空의 노예가 되어 이끌림의 삶이 기쁨이었고 부풀던 꿈만 마음에 간직하던 시절 다시는 그 문 열어 볼 수 없을까 돌이킬 수 없는 낙심 깊어가고 인적이 끊어진 고요한 오후 서창에 햇살만 따갑게 비친다 2010. 6. 23.
헤매는 마음 오늘도 헤매고 있다 너도 헤매고 있다면 어느 날 도중에서 만날 텐데 남겨 논 아쉬움에 서운한 마음이 헤매고 있다 어디서 불쑥 나타나기라도 했으면 아픈 사랑 부르며 허겁지겁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초조함에 무거워진다 몸은 잠자는 듯 있어도 마음은 고삐 풀린 듯 방황하며 너의 손길이 그립다 한다 소식 없어 답답하기에 일손 놓고 달려가 봐도 지난날에 머물 뿐인데 미소 짓는 너의 얼굴 보고 싶어 찾지도 못하는 곳으로 오늘도 허둥지둥 헤매고 있다 2010. 6. 22.
의연한 삶 멀리서 바라본 높은 산은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지만 험하게 보이기도 한다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그럴 거라고 속단하고 만다진실을 알아야 하는 열의로 걷어붙여 발벗고 나서면 어떤 모습인지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인데...그곳은 평탄하기도 하고 험난하기도 하다 가는데 까지 가보겠다 하고 의욕적인 해답을 얻었으면낙심하여 포기하지도 말고 또 자신만만하지도 말며 비 오고 눈 오는 날 우산을 쓰듯 침묵으로 의연毅然히 걸어갈 뿐이다 2010.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