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62 새벽 독서 아직 날은 어둠에 잠겨 길가에 다니는 사람 아무도 없는 캄캄한 어둑새벽 희미한 가로등 불빛만 서성대며 일렁거릴 때 앉은뱅이 소반 앞에 앉아 밀려든는 신선함에 젖어 넘겨보는 새벽 책페이지 까만 강아지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나 문 열고 나온다 안녕! 덜 깬 어설픈 새벽 인사 내 눈에 반갑고 내 머리에 쏙쏙 기어드는 재롱 따뜻한 둥굴레차 한 잔으로 너와 만나는 이른 새벽에 너와의 반가운 대화 함께 새벽 여행 마칠 때쯤 페이지 속 까맣게 몰려온 글자에게 짧지만 행복했다고 눈인사로 문을 닫아 잠을 청한다 2010. 10. 25. 멈추지 않는 순례의 길 새벽닭이울재 밝아오는동편하늘 차츰붉어지는하늘아래 신신고배낭둘러메 순례의길을떠난다 굴곡진거친산길에서 행여너를만날실낱같은기대 처음만난바윗돌과 나무와꽃들에 베푸는나의따뜻한마음 고마운듯다소곳한모습이 내가슴에파고들때 약속이나한듯저앞에서 성큼성큼다가와준다면 기나긴세월의여정에 점하나찍힌듯한삶이 어렵고어렵게지나가고 생각으로살고 마음으로사는것이 힘들고괴로워도뿌리치지못해 멈추지않는순례의길 오늘도떠나고있다 2010. 10. 22. 사랑 이야기 무르익어 가는 가을 벤치에 앉아 깊은 사색에 잠겨 보노라면 조용히 다가오는 사랑 이야기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지만 알고 보면 숨은 뇌리와 가슴속 이야기... 북녘의 군사분계선보다 더 완강한 철책과 노려봄이 있기에 몸 하나로는 불가능한 넘을 수 없는 사랑도 있음을 알게 된다 보여준 노력보다 더 진하게 느껴준 사랑이 더 컸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거기서 막을 내리고 불은 꺼져 미완의 사랑 하나 종지부를 찍는다 자연의 섭리를 흔들 수 없듯이 사랑도, 흔들 수 없는 순리를 따른다 2010. 10. 19. 여기, 산에서도 밀리네 폭신한 흙길만 걷다가 투박한 돌길을 걷자니 힘이 배나 들어간다 한 번 젖으면 마르는 동안 고통이 따르는 습성을 어찌하랴 지금은 사라진 독박골 따라 각황사 경내를 지나갈 때 잠잠하던 개 두어 마리 사납게 짖는다 앞뒤 사람 보이지 않는 길 길 잃은 듯 초조하게 오르면 향로봉 아래 오가는 사람들 탕춘대 성곽 길에 밀려오는 인파! 울긋불긋 등산객이 물밀듯 밀려든다 북한산 둘레길 따라 더 몰리는 사람과 사람들의 부대낌 푹 눌러쓴 모자챙 밑에서 올려봐도 우리 또래 사람 보기 어려워 여기서도 밀리는가 싶은 마음에 산객의 동질감은 여전하지만 인생의 이질감은 깊어만 가 한적한 산길이 그리워진다 2010. 10. 17. 이전 1 ··· 179 180 181 182 183 184 185 ··· 2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