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854

오직 그대만이 내 앞을 스쳐간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어도 오직 그대만이 나의 뇌리와 가슴에 남아 있네 뜨거운 여름 한낮에 쏟아 저 내린 한줄기 소낙비에 움푹 파인 마당처럼 상처 아닌 상처로 남아 있네 쓰린 상처에 딱지가 생기고 아물다가 설 건드려 딱지가 떨어지면 또 쓰라리다 긴 세월에 연고도 필요없는 상처 바람을 쐬면 덜 할까? 계절마다 불어오는 바람 쐬면 오히려 깊어지는 상처 지난 세월은 오직 그대였기에 허전한 빈자리 채울 이 없어 나만이 남아 있는 자리 오직 그대만이 채울 수 있기에 오늘도 낯선 그대를 기다리네 2010. 5. 13.
가슴으로 불러본다 늦봄맞이 앞뜰에 내려서서 가슴으로 너를 부른다 내 마음의 세계에서 너를 만나게 되면 만난 점심도 함께하고 싶다 굳게 다문 영혼의 소리 너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 내 마음에서 몫을 나누면 나보다 더 많이 주고 싶다 노곤해지는 날씨 봄비가 촉촉이 가슴에 내린다 2010. 5. 11.
신 앙 필요할 때마다 금 나와라 뚝딱 이나 두 손으로 붙잡고 매달리며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요행을 바라는 제비뽑기가 아니라 질서 정연한 생산공정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길을 가는 것이다 무섭고 아슬아슬한 길이기에 건너뛰거나 요령을 피울 수도 없고 순종의 마음으로 고분고분 밟고 가야 한다 그 길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 끝이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앞만 보는 것이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보일 것 같고 잡힐 것 같기에 돌아보지 않고 마냥 앞만 보고 가는 것 이다 내 생각과 나와의 싸움 피투성이의 치열한 싸움 끝에 심판의 단호한 결과에 복종할 뿐이다 오똑이처럼 넘어 져도 우뚝 일어서고 된다는 생각으로 놀라운 결과를 기대하며 갈증의 대지에서 벗어나 행복한 동행의 삶을 사는 것 밤이 되고 .. 2010. 5. 10.
정오의 백마산 너른 벌 깊은 골에 깊숙한 산길 백운암 고갯마루 숨차게 올라서니 동남풍은 불어와 젖은 땀을 말린다 하얀 뭉게구름, 산벚꽃은 흐드러지게 피고 한바탕 부는 바람에 꽃눈을 뿌리다가 얼른 꽃 비가 내린다 화려한 꽃잎, 어찌할 줄 모르게 환호하다가 꽃향기에 취한 코끝에 알싸한 그리움 가물어도 마를 줄 모르는 계곡물이 오월의 태양에 반짝거리고 생명수 한 줄기가 그칠 줄 모른다 하늘이 지붕인 양 이고 섰던 푸른 삼림 이름 모를 산새들의 지저귐 휘루루루 쪽쪽쪽 찌르르..... 숲 속의 하모니에 마냥 들떠 있는 정오 2010.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