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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세상 하얀 세상/鞍山백원기 풀풀 눈이 내리네 밤새 고단하더니 그래서 그랬나 보다 하얀 눈, 백설... 지붕에도 자동차에도 길 위나 나뭇가지에도 산과 들 모든 곳에 이 세상 온갖 악한 것 덮으려고 눈이 내린다 쌓이고 쌓이다 해가 솟으면 이 땅에 일만 악은 녹아 사라지리라 하염없이 내리는 눈 하늘 보며 두 손 펼치고 순결한 백설을 맞는다 손에 손잡고 걷고 싶은 사랑이 움트는 백설 머지않은 성탄절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온 세상 누리게 되리라 2023. 12. 16.
양화진 선교사 묘원 양화진 선교사 묘원/鞍山백원기 지하철 합정역에 내리면 외국인 선교사 묘원을 만난다 낯선 나라 낯선 땅에서 말씀을 전하려고 달려와 이 땅에 묻히기를 원했던 사람 겨울 찬비에 묘비가 시리다 교회를 세우고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설립했던 선교사 육이오 총탄이 묘비를 스친 쓰라린 흔적 어루만지고 고이 잠든 묘원 돌아보며 고마운 마음 건네본다 2023. 12. 14.
전철 찻집 전철 찻집/鞍山백원기 추운 겨울 찻집이 생각나면 나는 전철을 타지요 따뜻하기도 하고 사람도 많아 앞이나 옆에서 떠들면 내 아는 사람과 함께 마주 앉거나 옆에 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 같다오 추운 겨울 찻집 생각이 나면 돈도 들지 않고 오래 앉을 수 있는 전철 찻집으로 달려가 보고 듣다 졸기도 하지요 2023. 12. 13.
마른 잎새 마른 잎새/鞍山백원기 바싹 말라버린 잎새 찬바람에 파르르 떤다 봄비가 정다웠던 꽃망울 앙상하게 오그라저 있다 바람 불 때마다 떨며 저 건너 그리움을 더듬는다 따스한 봄비가 마냥 그립고 따뜻했던 봄 햇살이 그립다 시린 겨울이 나는 싫다고 봄을 기다리는 초라한 잎새 어서 빨리 겨울 지나고 살랑이는 봄바람에 봄의 생명 잔치 열렸으면 2023. 1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