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카테고리548 부서지는 낙엽 걷던 길도 지나고 나면 또 걷고 싶다 깊어 가는 가을, 짙어가는 안개 긴 긴 터널을 지나가듯 안개를 헤치며 아침 강가를 걷는다한 잎 두 잎 낙하하는 갈색 이파리 성급한 낙엽들이 뛰어내리면 발끝에 차이고 밟히는 아픔 거긴 남모르는 사랑의 비밀이 있다여름내 허공에 매달린 고통 지상을 향해 구애의 눈짓을 보내던 푸른 한 시절의 아픔이었다가 용기 있게 몸을 던지는 낙엽 강가를 거니는 가을 사람 발길에 밟히며 차여도 마냥 행복해 상처투성이 사랑에 눈물 흘리고 산산이 부서져 바람에 날린들 임 찾아 나선 길 후회 없단다 2010. 11. 8. 가을 서정 가을 서정 고개 숙인 갈대 꽃밭이 그립다 길게 내민 목으로 수그릴 대로 수그린 갈댓잎에 서걱거리는 소리뿐 아무도 보이지 않는 차가운 물가에 뉘 오실까 굽어진 몸매 가련한 기다림... 이산 저산 언덕진 곳에 외롭게 무리 짓는 하얀 억새꽃 반겨줄 이 하나 둘 스치며 가는데 누구를 기다리나 밤낮을 서 있어 달빛 밝은 밤에는 더욱 서러워 앉지도 못하고 하얗게 글썽이네 온 산을 두르며 붉게 물드는 단풍 소슬한 바람에 잠기는 우수 손짓 따라가려 했지만 잡힌 발목에 떠나지도 못하고 터지는 가슴 울고 싶도록 우울한 한낮의 고요가 흐르고 한없이 빠져드는 슬픔의 샘이 깊어지네 2010. 11. 6. 외로운 낙엽 학교 담장 밖에 서 있는 플라타너스 아이들 재깔거리는 소리에 웃고 지내더니 캄캄한 새벽 찬바람에 하나씩 떨어져 아무도 없는 길 위에 외롭게 나뒹군다 계절 따라 가버린 세월이 무심해 할 말도 없이 누렇게 바스락거린다 갈 길을 향해 기력이 넘치던 삶 이상을 품고 번쩍거리며 빛나던 삶 모두 잃어 쇠잔해 가는 플라타너스 이파리 한 때는 태풍과 폭우에 갈팡질팡 안절부절 죽을 것만 같더니 가을볕 우정에 마음 놓아 바람에 묻어 온 가을 햇살의 속삭임 그동안 정답기만 했는데 어느새 아침저녁 찬바람에 시들어 한 잎 두 잎 쓸쓸히 떨어져 시린 가슴 부여잡고 길섶에 앉았네 2010. 11. 4. 꿈 꾸는 삶 상상하며 기다려지던 삶 그때가 행복하고 즐거웠는데 눈앞에 보이지 않고 만질 수는 없지만 들을 수 있고 느낄 수 있었기에 너무나 좋았던 그때 그삶 너와 만났다가 헤어지고 나면 집에 돌아와 늦은 잠자리에 들 때까지 이런저런 상상을 뛰어넘어 공상에 공상까지 높이 날던 시절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이룬 것 같이 꿈꾸던 그때 그 삶이 너무 행복했네 철이 들면서 인생길을 걸어보니 그렇게도 가시밭길인 것을... 삶 속에서 꿈을 꾼다는 것은 희망이고 미래이며 삶의 지표였었지 내 머리 위에 맴돌고 있는 말 인생은 사는 것 보다 인생을 꿈꾸는 편이 났다는 옛날 그 사람의 말이 옳았네 2010. 11. 1. 이전 1 ··· 99 100 101 102 103 104 105 ··· 1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