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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548

너를 쉬게 하리라 너를 쉬게 하리라간간이 적막을 깨우는 기침 소리 세상의 삶을 다 산 것 같은 사람들 순종의 옷을 입고 고요히 앉았습니다밖은 가을 하늘 차가운 별빛만 흐르는데 받은 은혜 감사해 자리 지켜 숙인 머리 내 부족한 입술로 당신께 아룁니다옆 사람도 들을 수 없는 숨죽인 목소리 권능의 주 당신께 아뢰는 시간 너와 내가 소통의 삶 살았어도 허물어지지 않는 장벽 어찌할 수 없을 때 최후의 산성 당신께 맡겨 드립니다나는 피조물, 당신은 창조자 나는 진흙, 당신은 토기장이 나를 받아주시고 들어주소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를 편히 쉬게 하리니... 2010. 10. 5.
가을에 떠나는 기차 가을이 오면 기차를 타고 싶다 앞만 보고 달리는 기차 뒤돌아 볼 줄도 모르고 달려만 가는 갈색의 기차 어느 틈에 푸른 옷 벗어버리고 사색의 줄무늬가 있는 갈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쇠바퀴가 레일에 부딪힐 때마다 단잠에서 깨어나면 창밖에 손짓하며 달려오는 황금색 벌판의 환호 지난 시름 다 잊은 채 달려오면 나도 화답하며 손 흔들어준다 작은 마을 그림 같은 집에 오순도순 정담이 오가고 가을을 기다리다 겨울 오기를 기다려 차곡차곡 쌓고 있는 사람들... 나는 쉬엄쉬엄 가고 싶은데 내 맘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리는 기차 나만 홀로 지난 시간을 거슬러 간다 추억이라는 이름의 행선지 바꿔달고 오던 길로 끊임없이 달려가 사색의 창고를 모두 열고 하나씩 들추다, 묵은 향에 취하면 가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다 2010. 10. 3.
말 없는 연인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랑한다는 말 하지 않는 나는 너의 말 없는 연인 혹시 너도 나에 대한 감정 그러할 줄 몰라 왜냐하면, 서로 말이 없으니까 다른 말은 모두 다 했지만 알맹이를 쏙 빼듯 그 말 한마디만은 꼭꼭 숨겼으니까 피리를 불면 춤을 추고 슬프면 가슴 쓸어야 하는데 그것도 감춰 무관심한 척 했기에 속웃음과 속 울음이 번갈아 가슴을 태워 까맣게 그슬러 놓았다 2010. 10. 1.
내가 너를 기억함은 좁다란 재래시장 골목을 지나면서 얼핏 지나가는 생각에 멈칫한다 내가 존재함은 선택된 것이지 의미 없는 무작위 인생이 아니라는 것 너 또한 아무렇게나 태어나지 않고 아주 섬세한 토기장이의 기법으로 지어져 서로가 사랑하게 되었다는 진리 숨겨져 있는 진리는 언젠가는 드러나는것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이 있으며 사람에게는 사랑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사랑이 있기에 아름다운 삶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나를 사랑하도록 아주 오래전부터 맺어진 듯 신기하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그 많은 사랑이 어찌 너와 나 사이에 놓여 있는지 생각만 하면 신비스러움에 잠 못 이루다 너의 이름 불러보는 것은 사랑의 징검다리 놓여 있어 너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2010.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