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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월산 유정 Subject 군월산 유정남한산성을 방어하기 위해 척후병들이 적정을 살피던 산 뒤꼍에 엄마 장독대 항아리처럼 둥글 펑퍼짐한게 웃음 자아내는 산 해발 376m의 야트막하게 솟은 그저 동네 뒷산이려니... 오르면 오를수록 아기자기하고 재미가 쏠쏠한 요술쟁이 산 평지를 걷다가 오르는듯 걸으면 작은 능선 너머로 북풍이 매몰차다 바람 부는 언덕 아래 그림 같은 집 나도 그 집에서 살아봤으면 가파른 나무계단 하얀 로프 딛고 잡고 서서히 오르면 땀이 나고 올라서면 서풍이 나를 반겨 땀을 닦는다 밤 같은 어둠이 펼치듯 밀려오고 하늘엔 이슬비 오듯 운무가 내려 옷을 적시며 샘물가를 지난다 정상에 올라섰더니 조망은 막히고 정상석 하나 카메라에 담는다 태초에 땅이 솟고 하늘이 열리듯 세상 만물이 태어나는 순간 나는 있고 전.. 2010. 3. 21.
그날 그 후 그날 그 후낯선 거리 찻집에서 마시던 한 잔의 진한 커피 향 지금까지 묻어나는 향기 아련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날 시간의 흐름은 그저 흐르는 물 하고픈 말 망설거리다, 기껏 유사표현이었다어느날 레일 위로 달리던 기차 마찰음 사이로 들녘이 마구 달려올 때 함께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미래를 헤아렸다 맞잡던 손에 따스한 체온이 전해 와도 해야 할 말은 실종되고 분주한 여정의 꿈만 깊어갔다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빌딩 사이로 길게 뻗어나간 낭만의 거리 오고 가는 인파의 흘러가는 웃음 속에 너와 나의 웃음도 희석되고 의미 없는 웃음과 언어가 되어 흐지부지 사라진 동행이었다 2010. 3. 19.
입맞춤 뉘신지도 몰랐다가 어느덧 소곤거리는 밀어 들려온다, 해님 달님 별님께 단번에 날아든 느낌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은연중 가져간 붉은 입술이 보드랍고 촉촉했었네 타오르던 불꽃 열기는 도무지 꺼질 줄 모르고 식지 않는 연정은 깊어 목마르지 않는 사랑 아낌없이 주고싶은 달콤한 입맞춤이었네 2010. 3. 15.
꿈에 보았네 나는더큰욕심을내지않으련다 가운데얌전히놓인테이블과 그위에두잔의차와 너와내가아주가까운거리에서 그동안어떻게지내왔는지 마주보며찬찬히살펴보고 울듯웃을듯엉킨표정과 울음과웃음의교차한감정으로 한마디두마디주고받고 이어가는대화의시간뿐 너에게더큰욕심을내지않으련다 지난밤,꿈속에서 나는우연히너를만나고 헝클어진너의파란목도리를매만질떄 짜증내던꿈속의네모습이었다 꿈은생시의반대란속설도있듯 내가너를반기듯너도나를반기겠지 봄이와도봄같지않은계절 밤사이하얀눈이소복하게쌓였다 눈이오려고네가보이려고 밤새고단한눈이하늘로부터 먼여행을하며땅위에내렸나보다 2010.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