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870 가늘고 긴 삶 세상 살아가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다면 나는 그중에서 하나 굵고 짧은 삶이 아닌 가늘고 긴 삶을 택하고 싶네 창공을 나르는 파일럿처럼 남자라면 한 번쯤 굵고 짧은 삶을 살아야 한다지만 나는 가늘고 여운이 긴 삶이 왠지 좋은걸 어찌하나 높고 험한 산 오르내리다가 무릎 연골 다 닳기보다는 발 맛 좋고 스틱 맛 좋은 아담한 산이 좋아 명예와 권력의 무게 견디지 못해 아차 실족해 상처 나기 보다 홀쭉한 배에 느슨한 허리띠 띠고 너를 사랑하며 쓰다듬는 손길과 너를 생각하고 기억하는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삶이 나는 좋아 2011. 3. 4. 행복은 멀리 있지 않네 행복은멀리있지않고 지금이순간이행복이네 하늘의별을따고달따러가듯 잠자리,매미잡으러가듯 채들고가는것이아니네 새벽눈을떴을때 새날과새생명을맞이함이 더운날찬물로세수함이행복이며 하루의일정그림이있어행복하고 토라진당신입이행복하며 지나온길돌아보면행복하네 부모님계실때가행복이고 자식의얼굴이행복이며 부산스런녀석들이있어행복하고 내곁에행복이있어나는행복하네 2011. 3. 3. 만원의 행복 만원의 행복/백원기 사무실 정리를 하다가 작은 냉장고 하나와 소품 몇 개 옮겨야 할 일이 생겼다 거리는 가깝지만 들고 가긴 그렇고 용달차 부르기도 그렇다 궁리 끝에 건너편 영감님 친구분이 생각났다 오전에 한 번 한 수레 가득 폐지나 고철을 고물상에 넘기시는 분 수소문 끝에 용케 만나고 자초지종 말씀드렸더니 쾌히 승낙을 하신다 아저씨는 앞에서 끌고 나는 뒤따라 가는데 쏜살같으시다 고맙다는 인사와 더불어 만 원 한 장 드렸더니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 하시기에 제가 드리고 싶어서 그런다 하였더니 상기된 얼굴로 무척 기뻐하신다 2011. 3. 1. 옛친구 옛친구 두 달 만에 만나는 친구들 배움의 터는 달랐지만 삶의 터는 같았던 친구들 너 나 없이 부모 손잡고 전쟁터를 빠져나갔던 친구들 지하철 광화문역 출구를 빠져나와 반갑게 인사후 식당으로 향한다 혹독한 추위를 잘도 견뎌낸 친구들 지난 이야기에 침이 마르고 세상 사는 이야기에 상기된 얼굴 아직도 앳된 교복을 벗지 못하고 주고받는 대화에 꽃을 피우다가 악수하고 돌아서야 할 시간 오는 4월 우리 또 만나자! 헤어지는 뒷모습이 쓸쓸하고 등 굽어 보이는 친구의 걸음이 내 마음을 숙연케 하는데 서편에 지는 해가 외로움을 더해준다 2011. 2. 26. 이전 1 ··· 165 166 167 168 169 170 171 ··· 2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