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867 기다리는 마음 기다리는 마음/백 원 기 찬란한 봄날이 너무 그리워 애타게 기다리던 시간은 투명한 얼음과 하얗게 포장된 눈 날카로운 칼을 품던 바람의 계절이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던지 그들은 황황히 떠나고 그 자리에 봄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은 온기 비슷하지만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는 봄 자고 있던 연정(戀情)은 계절 따라오는가? 봄이 오려면 상거(相距)가 먼데 꽃샘추위, 꽃샘바람 넘어야 하는데 그래도 그리운 마음 접지 못 하고 오기만을 바라는 기다림에 서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 같지 않은 날에 봄 같은 마음으로 너를 기다린다 계절 따라 오는 사랑 막지 못해 참고 기다림에 지치다가 뜨겁고 아픈 몸살에 봄날은 간다 2011. 3. 13. 저주받는 땅 저주받는 땅/鞍山 백 원 기 시뻘건 흙탕물만 무서운 줄 알았더니 십 미터가 훨씬 넘는 거대한 파도가 몰려와 대지를 뒤엎는 해일이 더 무서운 걸 보았다 집과 사람과 자동차와 땅을 뒤덮으며 갈아엎어 내동댕이치는 괴력 짓밟아 죽탕을 만들어 버린 바닷물이 치떨리고 몸 떨리게 무섭기만 하다 순식간에 집어삼킨 성난 바닷물은 악인보다 더 악랄한 악마 노아의 홍수가 연상되고 노아의 방주가 생각난다 사십 야 사십 주를 견뎌낸 은혜의 집 저 달려드는 쓰나미를 누가 막으려나? 닥치는 대로 할퀴고 찢는 만행 여기저기서 비둘기처럼 슬피 우는 소리 방파제처럼 가로막은 일본 열도 넘어 남의 일 같지 않은 울음소리가 우리가 서 있는 땅 한반도에 들려온다 무력하고 무능한 인간의 모습 깨달을 때 고난 당한 자를 위해 기도하고 싶은 마음.. 2011. 3. 12. 투 정 어릴적 밥상머리에서 반찬 투정하던 때가 생각난다 삐죽이 입이 나오고 곱지 않은 눈빛 어머니 아버지는 따끔하게 나무라셨다 있는 대로 아무거나 잘 먹어야 몸도 튼튼하고 공부도 잘한다 하시며 우리는 살아가면서 날씨 탓을 많이 한다 흐리면 흐리다고, 바람 불면 바람이 분다고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눈이 오면 눈이 온다고 날씨 탓하며 요 핑계 조 핑계 하다 보면 요긴하게 쓸 날이 얼마나 될까?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조화로운 날씨 탓하지 말고 서슴없이 맞이하고 불평하지 말지니 2011. 3. 10. 몸은 멀리 있어도 몸이 멀면 마음도 멀다 하지만 나는 그와 반대로 몸이 멀면 멀수록 가까워져 자칫 가슴에서 불이 날 것 같다 부싯돌 부딪힐 때마다 번쩍이는 섬광으로 돋운 심지에 불을 붙이면 뜨겁게 녹아 흐르는 촉루(燭淚)가 되어 흐르다가 흐르다가 굳어지고 만다 2011. 3. 8. 이전 1 ··· 163 164 165 166 167 168 169 ··· 2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