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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 때까지 찬바람이 불 때까지는 너를 잊고 살아가리라 초록 옷 단정히 손짓해도 그 손짓 모르는 척 시침 떼고 있으리 장대비에 뙤약볕 도깨비장난 밤낮으로 시달리다 지치고 끈끈한 땀에 젖어드는 삶 불덩이와 젖은 구름의 숨바꼭질 아직 너를 만나고 싶지 않다 고집 피우며 끈질기게 기다려 그날이 오기까지 너를 잊겠다 어쩌면 푸른 잎이 변해 갈색의 손짓 보낼지라도... 그렇지만 밤낮으로 기다리는 너 생각에 생각을 더하게 돼 여름에 떠밀려 가을에 들기 전 너를 찾아 머나먼 길 떠나 네 집 앞 오솔길 정답게 오르마 2010. 9. 1.
새 벽 길 처음과 마지막의 의미는 새롬과 보람의 순간 잘도 참아온 팔월의 마지막 줄기차게 쫓아온 불더위의 행진 오와 열은 흐트러지고 진두지휘하던 태양이 지휘권을 놓치고 찌그러진다 흐릿한 잿빛 구름 사이로 달빛 은은히 내밀다가 숨기를 여러 번... 한낮에는 빗방울 하나씩 이마와 혀에 떨어뜨려 시원한 맛 볼 수 있겠다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이 입술을 벌려 기도하는 시간 스며오던 성스러운 음률이 아직도 귓전에 맴돌고 선선한 바람이 신비스런 정적의 새벽길을 조심껏 걷는다 2010. 8. 31.
제멋대로 날씨 요즘 날씨는 제멋대로다 내리쬐고 싶으면 내리쬐고 쏟아 붓고 싶으면 쏟아 붓고 축축한 습도는 100%에 육박해 소통 없는 숨구멍이 답답하다 철 따라 비도 오고 이슬도 내려 질서정연한 모습 의젓했는데 지금은 주먹구구식 날씨 어릴적 소나기 오다 그치면 햇볕 쨍하던 때가 그립고 장마 그치면 맑은 날이 좋아 착한 날씨에 교감 이뤄지던 옛 날씨가 너무 생각난다 지구 인간이 악해서일까? 정다운 삼한사온 문 닫은 지 오래고 여름 날씨까지 날뛰는 것을 보면 늦었지만, 지구 인간 뉘우칠 때 버릇없는 날씨 돌아왔으면 2010. 8. 30.
멀리 가지 말았으면 오락가락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생각도 하다마다 변덕스럽다 비가 내리면 깊은 생각에 젖고 비가 그치면 멀리 떠나가는 생각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보인다나는 가깝게 가려 하지만 조금씩 물러가다가 멀리 가는 사람 다가설수록 멀어짐은 도덕적 부패의 예방적인 것인가가깝게 갈수록 뜨겁게 맞아 주는 그런 사람 되기를 바랬지만 무관심에 무정한 모습 나뭇잎 하나 흔들리잖는 고요 나를 서운하게 만들어준다 2010.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