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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잣대 가만 있지를 못하는 덜 여문 사람 좀이 쑤셔 손발이 까딱거리다가 기어이 입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에게 꼭 맞는 삼십 센티자 하나 달랑 들고 달려가 이리 재고 저리 잰다용모와 재산과 명예와 권력과 신앙과 학식과 취미와 교양과 능력 내 척도에 못 미치면 우습게 보고 넘치면 멈출 줄 모르는 시샘이 솟는다 그 자 하나 그가 지니면 넉넉한데 굳이 측정하려 드는지 몰라우습게 보거나 시샘이 솟기 전에 가진 잣대 조금 더 키우려는 겸손 자랑이 앞서기 전에 허한 내 속을 채워 잣대 들고 달려가면 어떨까? 2010. 8. 9.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꿈이 보이지 않았다 닥친 현실, 숨막히는 시간의 연속 처음 오르는 길은 험하고 가팔랐다 발짝 떼기가 바쁘고 헐떡이기 바빴다 그저 앞만 바라보고 저 위만 바라 볼뿐 내 갈 길이 급하고 불안했다 다만, 올라서야할 뿐이었다 낭만도 여유도 없는 폐쇄된 시간 당면한 현실에 긴장된 질주 무지갯빛 꿈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가야 할 길이 끊어지지 않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조금씩 올라 가기만 했다 내려가는 길은 편하고 쉬웠다 슬슬 콧노래를 부르며 기웃거리면서 공연히 걱정하며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가 본다 이상하게도 오를 때 보이지 않던 화사한 꽃도 보이고 풀과 나무와 돌이 멋지다 흥얼거리다 웃으며 대화하고 감탄사가 계속 터져 나오기도 한다 무턱대고 올라가던 길이 내려올 때는 잘 아는 길처럼 편하고 쉽게 그리고 너와 내가 .. 2010. 8. 6.
반 란 늘 해왔던 일 늘 생각하던 것들 그리고 늘 품고 있던 마음 갑자기 팽개치고 싶다 전혀 그런 일이 없던 것처럼 판에 박힌 듯 충성스런 것이 모두 내동댕이쳐진다 고요하고 평화롭던 영 육의 땅에... 소리 없는 반란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돌아서기는 한순간이었다 된더위가 던져준 나태함 그것이 되돌아가려면 끓는 시간이 넘쳐 흐르고 매미 울음 그친 후 개울물에 소름 돋는 날 반란은 다시 평정되리 2010. 8. 3.
어서 돌아와 반짝이던 눈에 활발한 걸음걸이 꿈이 있어 웃음 웃던 입술 자상하시던 그 모습 보고 싶어 힘이 넘치게 발랄했던 마음씨 지금은 어디 갔나 보이지 않고 늘 있던 곳 흔적만이 바람결에 스칩니다. 보이던 사람 보이지 않을 때처럼 그렇게 궁금하고 쓸쓸한 건 없을 겁니다 매콤한 떡볶이 듬뿍 담아 주던 손길, 점심때가 되면 큰 키에 시원한 손짓으로 진지 드시라고 재촉하던 밝은 얼굴, 새벽에 아무리 서둘러 와도 벌써 앉아 계시던 임의 모습... 삼복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비가 오듯 땀이 흘러 귀찮고 게으른 생각의 계절이지만 날카로운 가시 하나 박힌듯 아파지는 것은 예전처럼 자기 자리로 얼른 돌아오지 않는 임들의 생각으로 가득 찼기 때문입니다 어서 돌아와 각자의 자리를 빛내실 때 박힌 가시 아픔도 사라질.. 2010.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