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860 쉽게는 잊지 않으리 그립다 그립다 하던 내 마음 멍울 지어 쌓여만 가더니 봄이 온듯하다 찬바람이 불던 날 슬그머니 몸살이 오고 말았다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아픔 생각나고 기다려지는 것을 멈추게 할 수 없는 나약함잊은 듯 오지 않는 이 기다리는 홀로선 괴로움의 나날 속에 결국은 스러지는 고통에 휘말리지만 푸른 등 켜지는 날엔 달려올 임 쉽게는 잊지 않으련다 2010. 4. 19. 조는 사람 내 옆에 조는 사람 하나 있다 다소곳이 고개 숙인 얼굴 핏기 하나 없이 주름만 무성하다 듬성드뭇 머리칼은 빠지고 초췌한 모습이 보는 이로 슬픔을 자아내게 한다 졸음은 그의 고단한 삶을 자맥질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러하지 않았는데 팽팽한 얼굴에 검은 머리칼 웃으면 하얗게 드러나던 이 항상 웃음이 가득하던 입술 무심한 세월이 그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었구나 가냘픈 숨소리 따라 고단한 꿈이 천천히 흘러간다 2010. 4. 16. 전화가 없다 자꾸만 휴대전화를 열어봐도 찍힌 번호가 없다 아무리 귀 기울여도 들리지 않는 소리 진동으로 돌려놓아서일까? 다시 진동을 풀어놔도 조용한 게 이상하다 올 것만 같은데 오지 않는 전화 내가 먼저 해볼까나? 그리운 얼굴 눈앞에 어른거리고 듣고픈 목소리에 귀가 시리다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들던 전화 비가 그치듯 뚝 끊어진 고요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온다 그토록 길든 길 위에 뜨막한 발걸음이 서운하다 2010. 4. 15. 산 꽃은 왜 아름다운가? 여느 꽃처럼 사랑을 받지 못했다 촉촉하게 정성껐 뿌려주는 물도 먹여주는 비료도 받아먹지 못하고 병들지 말라는 예방약도 모른다다만, 하늘에서 내려주는 은혜의 비와 깨끗하게 자라라고 뿌려주던 하얀 눈 속 타는 마음 어찌할 줄 몰라할 때 식혀주던 시원한 바람 그리고, 하늘이 허락하고 나무가 준 걸은 땅45년 만의 4월 영하라 하며 장안은 시끄럽고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春來不似春을 부르짖어도 때가 되었으니 말 없는 자태로 해맑은 얼굴, 곱게 꽃 피워 옷 매무새 고치는 마음지난해 다녀가신 임의 손길 기다리며 산 꽃이 밉다 시샘하는 추위도 잊은 채 묵묵히 山 아버지 손 맞잡고 떠나지 않는 삶 지키며 살아온 산 꽃이 측은하기만 하다 2010. 4. 14. 이전 1 ··· 202 203 204 205 206 207 208 ··· 2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