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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이 오면 사월이 오면/鞍山 백원기 사월이 오면 생각나는 날들 5일, 7일, 22일을 잊을 수 없네 여기서 거기를 이마에 손 올리고 바라보면 아득한 상념들이 빛바랜 앨범으로 남는다 5일은 나의 결혼기념일 68.1.21 사태 후 제복의 통제된 삶 속에서 마음도 주머니도 빈곤한 가운데 목사님 앞에서 치러진 예식 웃음도 자유도 넉넉지 않아 생각하면 구름 낀 흐린 날로 남는다 7일은 진해로 향하는 군용열차를 타고 생소한 해병에 입대하던 날 16 주 동안 인정없는 기합과 모진 훈련에 고향 생각 날 틈이 없었다 그래도 어린 우리를 훈련 시킨 그분들이 나의 삶에 스승으로 떠올려진다 22일은 후암동 해병대사령부 인사국 근무중 주군야학 하다가 전우애에 이끌려 육군으로 전군 보병학교 수료 후 보병 소위로 임관하던 날 이날들을 내 삶.. 2011. 4. 4.
잊었던 사람 잊었던 사람/鞍山백 원 기 강 같은 세월 바람 같은 세월 잊었던 사람이 생각나네 긴 겨울 찬바람에 움츠리던 삶 목련이 미소 지면 매화가 방긋하고 개나리 노랗게 물들이는 봄 가고 온 지도 모르게 계절은 변했네 기다리던 봄이 왔다 싶어 따사로운 볕에 온몸을 쪼이면 스멀스멀 떠오르는 옛 얼굴 잠시 잠깐 졸음에 달려나온 사람 마중 나왔나 싶은데 사라지고 춘풍만 내 얼굴을 간질이며 가네 잊었던 사람은 내 기억의 사람 추억 나라 머나먼 곳에 있으리 만남과 동행의 사람 그대 내 친구 잊었던 사람이 순간 생각나는 봄이 오는 길목, 꽃밭에 나는 서 있네 2011. 4. 3.
시각의 편차 한 때는 오해로 빚어져서 아니면 너와 나라는 단호함에서 바라보는 시각의 차는 컸지만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가운데 마음에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니 건너편 내 마음 불편하여 뇌리에 박혀 있는 굳은 앙금 걷어내 마음과 마음의 통로를 내려고 조용히 고개 숙여 기도드린다 서로 바라보던 시각의 각도가 편차 없이 0이 되게 해 달라고... 따라서, 영혼의 샘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아픔도 미움도 오해도 다 치워달라고 2011. 4. 1.
티끌처럼 산다 티끌처럼 산다/백원기 넓고 넓은 지구의 한 귀퉁이 보이지도 않는 한구석 귀퉁이에 산다 눈뜨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고 바람 한 번 불면 날아가서 찾아낼 수도 없는 삶 먼지처럼 떠다니다가 티끌처럼 가라앉아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를 삶 누구인지도 모르는 무관심 속에 지구 한 귀퉁이에 티끌처럼 산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 삶의 의미조차 잃어버리는 니힐리즘에 빠질까 봐 샛별부터 밤별이 뜰 때까지 무엇을 붙잡고 살아야 하나 고심한다 2011. 3. 31.